저는 판타지나 SF장르를 좋아해서 이때까지 이 종류의 장르만 읽어왔요. 최근, 로맨틱 영화에 빠져서 퇴근 후에 잠들기 전 플릭스 로맨스 영화 세 편씩 보고 잠들곤 했어요. 그래서 사랑이야기의 소설책이 궁금해져 구의 증명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어요. 도서관 갔는데 마침 이 책이 있어서 바로 빌려왔어요.
구의 증명 소설책은 달달한 로맨스와는 다른 흙빛, 지독한 사랑이야기였어요. 책 내용에 주인공 담이가 구를 먹는다라고 나와요. '먹는다'라는 표현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함축적인 표현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음식을 먹듯이 먹는 것이었어요. 읽는 내내 머리를 한 대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.
사회소외계층의 두 남녀가 어렸을 적부터 현재까지 살아 온 이야기와 둘 만의 사랑 표현 방식들이 나와요. 제 입장에서는 주인공들이 조금은 한심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제일 컸어요 좀 더 행복하고 안락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서로를 사랑하면서 현실적으로 더 힘들어지는 것, 과연 사랑일까? 안정적인 가정에서 사랑 듬뿍 받고 자랐더라면 그 둘도 어쩌면 행복하게 사랑할 수 있었을 것 같았어요.
'죽은 구의 머리카락을 쓸었더니 한 움큼 빠진다. 버릴 수가 없었어 돌돌 말아먹었다'라는 구절과 '살을 뜯어 먹었다'와 같은 문장이 엄청 충격적이고 내 정신건강 마저 피폐하게 만드는 기분이었어요. 블로그 독서리뷰 보면 좋은 책이라는 후기가 많았지만 저에겐 이런 소설이 처음이라 너무 충격적이었어요. 담이가 구를 사랑하는 방식이 저에게는 굉장히 기괴하게 다가왔어요. 책 제목은 구의 증명이지만 제 생각엔 구와 담이의 증명인 것 같아요. 과연 둘은 이러한 사랑 방식으로 무엇을 증명하고 싶었을까요
책을 다 읽은 후 일주일 내내 머릿속에 온통 책 내용밖에 떠오르질 않아서 마음이 불편했어요. 처음에는 이 책이 왜 인기가 많은지 이해가 안 갔지만, 이렇게 책 내용을 곱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. 그렇지만 호불호가 조금 갈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.
구의 증명은 한국소설에 책도 얇고 술술 읽혀 한두 시간 만에 다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. 가볍게 일기 시작했다가 무겁게 끝나는 구의 증명. 최진영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요. 약간 스트레스받으면서 도파민 사악 올라오는 구의 증명의 독후감이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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